구설수, 횡설수설, 유언비어
행동은 말(言)의 거울이고 말이란 생각의 거울입니다. 한마디 말로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습니다. 그 정도로 우리는 자신이 내뱉는 한마디 말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겠죠? 그리고 더 나아가 모두에게 이익되는 생각, 모두에게 이익되는 말, 모두에게 이익되는 행동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구설수에 오르다
구설수(口舌數)란 '남에게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를 말합니다. 글이야 잘못 쓰면 여러 번 고치는 퇴고의 과정을 거치면 되지만 말이란 한 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가 없으니 실언(失言: 실수로 잘못한 말) 한 마디로 오랜 시간 여러 사람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은 신체에 직접적인 고통을 당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말이 많으면 말실수가 잦게 되고 그 말실수가 구설수에 오르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설(舌)은 '혀'라는 뜻으로 입에서 혀가 튀어나온 모양을 나타낸 글자입니다. 늘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하여 괜스레 남의 구설(口舌)에 오르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횡설수설 늘어놓다</4>
횡설수설(橫說竪說)이란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가로로 말했다 세로로 말했다 하다' 라는 뜻입니다. 즉 '말을 두서없이 지껄인다'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원래 횡설수설은 종횡무진(縱橫無盡: 거침없이 이리저리 다님) 왔다 갔다 하며 이치에 어긋나지 않게 조리 있게 말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뜻이 부정적으로 바뀌며 지금은 이 소리 하다가 엉뚱하게 저 소리를 해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다는 뜻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횡(橫)은 '가로'라는 뜻이지만 '멋대로, 함부로'라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그래서 횡인(橫人)이란 제멋대로 버릇없이 행동하는 사람을 뜻하며 비명횡사(非命橫死)는 '제 명을 다 하지 못하고 뜻밖의 사고로 죽음'을 뜻합니다.
유언비어가 떠돈다
유언비어(流言蜚語)란 '흘러다니는 말과 날아다니는 말', 즉 '아무 근거 없이 항간에 떠도는 나쁜 소문'이라는 뜻입니다. 비어(蜚語)는 비어(飛語)와 같이 날아다니는 말을 의미하는데 비(蜚)는 원래 냄새가 고약한 바퀴벌레를 뜻하는 한자이지만 비(飛)와 발음이 같아 예전부터 흔히 같은 뜻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내가 함부로 내뱉은 말은 흔적도 없이 날아가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그 말은 누군가에게는 비수(匕首: 화살촉처럼 날카로운 칼끝)가 되어 꽂히게 됩니다. 나의 행동뿐만 아니라 나의 말에도 책임감을 가지고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유언비어가 내 입을 통해서 퍼뜨려지는 일은 없도록 더욱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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